급작스레 이사를 했다. 이사라고 해봐야 방을 옮기는 것뿐이었지만. 애초에, 방을 쓰던 아가씨가 석달동안 중국에 가 있는 동안만 이 집에서 사는 조건이었는데, 그 와중에 건너방 아가씨가 남자 친구랑 산다고 방을 비우게 되었고 내가 그곳으로 옮기는, 뭔가 복잡한 관계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것이다. 방이 좁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지금까지 여자애도 아무렇지 않게 지낸 곳이고, 게다가 방값이 150유로. 사실 주인 아저씨가 이런 제안을 하기 전날 중심가 근처의 방을 보러 갔었는데, 4시간 전에 약속을 다해놓은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도착해서 전화를 하니 그새 다른 사람과 계약을 해버렸으니 잘가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었던 나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었다.
토요일에 돌아온다던 아가씨가 수요일 저녁에 온다고 하는 통에 부랴부랴 팔을 걷어부쳤다. 도대체 얼마나 작길래 하고 들어가본 건너방은 전혀 상상도 못한 곳으로, 벽면에 싱크대가 붙어있고 한가운데 카운터가 놓여진, 칵테일바였다. 이 집을 소유하고 있는 아일랜드 아저씨의 취향이란다. 사실 크기가 작은 방은 아니었는데, 지금까지 카운터쪽에 온갖 짐을 산더미같이 쌓아놓고 나머지 반쪽에서만 지냈던 모양이었다. 쓸데없는 물건을 걷어내고 침대와 옷장의 배치를 바꾸니, ㄷ자의 카운터는 그 옛날 평사원보다 삼십센치는 길어서 부러웠던 부장님 책상보다도 길고 편리한 책상이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구석구석 가득한 거미줄과 먼지. 용케 이런 식으로 지금껏 지내왔구나, 캐롤(영어 이름이란다). 하루종일 꽃무늬 잠옷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이나, 가끔씩 갈아입는 온통 새파란 츄리닝 바지는 그나마 귀엽게 봐줄 수도 있지만, 이건 아니다 캐롤. 그래도 남자 친구가 수시로 놀러왔던 걸보면 천생연분을 만났구나.
다섯시간 남짓 공을 들여 꾸민 새로운 보금자리. 마음에 든다. 사진의 꼬마애는 이 집의 실세인 롱롱(영어 이름은 오드리). 평소에는 나에게 무관심한척하다가 가끔씩 엄청 친하게 군다.
急に引越しをした。引越しとはいっても、向う側の部屋へ荷物を移すだけのことだが。最初は、今の部屋に住んでいた人が三ヶ月間中国に戻っている間だけ入る条件だったが、その間、頻繁に彼氏が遊びに来ていた向こうの部屋の女の子が、結局彼氏と同居するらしく、俺がそこに移すこととなった、何だか複雑なわけだ。部屋が結構狭いよって話は聞いたが、女の子も今まで暮らせた所だし、家賃も70ユーロも安い150ユーロ。実は借主の中国人兄さんが、こういった提案をする前日に、中心街にある部屋を見に行ったことがあった。4時間前にきちんと約束をしたにも関わらず、そこに着いて電話をしたら、その間もう他の人と契約をしたのでサヨナラって、どんでもない返事を返された俺としては、それ以上考える要がなかった。
土曜日に帰って来るって言っていた人が、いきなり水曜日の夕方に来るらしく、あたふた片付け始めた。一体どんだけ狭い部屋なんだろうって思いながら開けてみた向こうの部屋は、想像を超えた所で、壁一面に流し台があり、真ん中にカウンターが置いてある、カクテルバーだった。この家の持ち主であるアイルランド人のおじいさんの御趣味らしい。本当はそんなに狭い部屋ではなかったが、今まではカウンター側にあらゆる物をたくさん積み上げ、残りの半分だけで暮らしていたようだった。不要なものを全て取り出し、ベッドとダンスの配置を変えると、コの字をしたカウンターは、あの昔、普通社員より30センチは長くて欲しいなって思った部長の机よりも長く便利なものになる。
ところが、問題はあちこち散々している蜘蛛の巣やたくさんのホコリ。よくこんな風にして今まで暮らしてきたよな、キャロル(女の子の英語の名前だそう)。終日花柄のパジャマ姿で家中をうろうろしたり、たまに着替える真っ青なジャージ姿は、まあ可愛いと言ってあげられないこともないけれど、これは違うぞ、キャロル。なのに、彼氏が頻繁にこんな所に来ていたことは、きっと天縁に出会ったんだろうな。
5時間程、力を入れて改造した新しい部屋。気に入った。写真のお嬢さんは、この家のボスである、ロンロンちゃん(英語の名前はオードリ)。普段は俺に無関心そうな振りをするが、時々めっちゃ親しく話を掛けてくる。
(at home)